이향의 시는 일상의 경험에서 출발한다. 철학자 하이데거가 '밤'과의 조우에서 공포와 절망을 호소했다면, 이향 시인에게 '밤'은 오히려 낮의 눈부신 빛 아래 가려져 있던 세계가 비로소 드러나는, 세계가 탄생하는 순간을 의미한다. 시인에게 '밤'은 낮과 완절히 단절된 시간이 아니라, 낮의 이면이자 타자이며, 그림자이자 잔여와도 같은 존재이다. 시인은 낮이 선행되어야만 밤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결국 '밤'이 열어젖히는 언어의 통로를 따라, '낮(일상)'의 세계를 벗어나 새로운 출구를 찾는 것이 곧 이향의 시 세계라 할 수 있다.
우리는 같은 방식으로 실패했다
사랑은 어차피 형평성에 맞지 않았다
이향 시집『우리는 서로에게 닿을까 봐』/ 시인동네 / 132쪽 / 12,000원
이향의 시는 일상의 경험에서 출발한다. 철학자 하이데거가 '밤'과의 조우에서 공포와 절망을 호소했다면, 이향 시인에게 '밤'은 오히려 낮의 눈부신 빛 아래 가려져 있던 세계가 비로소 드러나는, 세계가 탄생하는 순간을 의미한다. 시인에게 '밤'은 낮과 완절히 단절된 시간이 아니라, 낮의 이면이자 타자이며, 그림자이자 잔여와도 같은 존재이다. 시인은 낮이 선행되어야만 밤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결국 '밤'이 열어젖히는 언어의 통로를 따라, '낮(일상)'의 세계를 벗어나 새로운 출구를 찾는 것이 곧 이향의 시 세계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