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오른다'는 어느 시인의 시구(時句)를

'신을 오른다'로 읽은 봄날,

구석본 시집『태초의 고독』/ 시인동네 / 124쪽 / 12,000원

구석본 시인의 시는 통념에 맞서고 체제와 문화를 거스른다. 시인은 소유와 축적의 욕망이 아닌, 고독과 허무의 언어로 스스로를 몰아 붙인다. 시인은 자아의 성을 쌓기보다는 허물기를 선택하고, 지식과 정보의 축적보다 해체의 과정을 즐기며, 관계와 집단의 울타리보다는 고독한 단독자로 존재하려 한다. 따라서 그의 시를 읽는 독자는 시인으로서 그가 지닌 숙명이 '태초의 고독'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