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복을 주시다니요』는 원용수 시인의 세 번째 시집이다.「구순의 시」 전문으로 이루어진 시집의 ‘자서’로 미루어 짐작할 때, 그의 시는 얼굴의 주름처럼 의식 및 무의식, 심지어 신체에 각인된 기억이라는 어법을 주름으로 지니고 있을법하다. 세계와의 관계를 통해 자기 성찰을 시도하고, 삶의 지혜나 깨달음의 경지를 음악적 리듬이나 견고한 언어 감각으로 드러내는 건 그동안 지속되어 온 고유한 서정의 형식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의 시가 과거의 사건과 정서를 재현하거나 시간이 남긴 흔적을 시의 중심 재료로 끌어들일 거라는 예상, 긴 시간을 통과한 화자가 자신의 닳고 닳은 욕망을 패배로 씁쓸히 규정짓거나, 내적 성찰로 말미암아 새로이 변화한 감각과 인식을 관조적 태도로 형상화하리라는 기대는 유쾌하게 빗나간다. 기존의 서정시와는 차원이 다른 시적 긴장감은 일차적으로 원용수의 시가 말들을 제자리에 놓는 데 주저함이 없는 데서 비롯한다
꽃이 병든 것도 모르고 물만 주었으니
주인을 얼마나 원망하였겠냐?
원용수 시집 『이런 복을 주시다니요』 / 잉어등 / 140쪽 / 12,000원
『이런 복을 주시다니요』는 원용수 시인의 세 번째 시집이다.「구순의 시」 전문으로 이루어진 시집의 ‘자서’로 미루어 짐작할 때, 그의 시는 얼굴의 주름처럼 의식 및 무의식, 심지어 신체에 각인된 기억이라는 어법을 주름으로 지니고 있을법하다. 세계와의 관계를 통해 자기 성찰을 시도하고, 삶의 지혜나 깨달음의 경지를 음악적 리듬이나 견고한 언어 감각으로 드러내는 건 그동안 지속되어 온 고유한 서정의 형식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의 시가 과거의 사건과 정서를 재현하거나 시간이 남긴 흔적을 시의 중심 재료로 끌어들일 거라는 예상, 긴 시간을 통과한 화자가 자신의 닳고 닳은 욕망을 패배로 씁쓸히 규정짓거나, 내적 성찰로 말미암아 새로이 변화한 감각과 인식을 관조적 태도로 형상화하리라는 기대는 유쾌하게 빗나간다. 기존의 서정시와는 차원이 다른 시적 긴장감은 일차적으로 원용수의 시가 말들을 제자리에 놓는 데 주저함이 없는 데서 비롯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