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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장정, 수도문화사, 1951

Daegu Literature Museum

귀환장정, 수도문화사,

1951

김동리는 1913년 경상북도 경주 성건동 출생이고 본명은 시종이다. 대구로 나와 계성중학교 2년을 다니고 서울 경신고보로 옮겨 중퇴한 것인 학력의 전부이다. 1934년 조선일보에 시 「백로」로 입선, 1935년 중앙일보에 「화랑의 후예」, 1936년 동아일보에 단편소설 「산화」가 당선됨으로 문학인으로서 삶을 시작하게 되었다. 순수문학과 신인간주의 문학사상으로 일관해 온 그는 8.15 광복 직후 민족주의문학 진영에 가담하여 김동석, 김병규와의 순수 문학 논쟁을 벌이는 등 좌익문단에 맞서 우익측의 민족문학론을 옹호한 대표적 인물이다.

『귀환장정』은 김동리의 단편집이다. 1951년 부산으로 피난가서 펴냈는데, 이 단편집에 「귀환장정」이 실렸다. 이 소설은 본인의 6.25 한국전쟁의 체험을 소설화 한 전쟁소설이다. 줄거리는 이러하다. 전쟁통에 김해에서 부산으로 향하는 거지 같은 행색의 '의권'과 '상복'은 장정대기소를 갓 제대한 같은 고향 사람들이다. 음식점에서 음식을 먹고 돈이 없는줄 알았는데, 의외로 선선히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 의권이 셈을 치른다. 상복은 훈련기간 동안 의권이 셈을 헤픈 건달이 된 것을 걱정하고, 의권은 상복이 셈앞에서 벌벌 떨며 맹추가 된 것을 걱정한다. 상복은 당국이 자신들의 처지를 처분해줄 것이라며 비겁해진 모습을 보이고, 의권은 당국에 기대기 보다는 스스로 제 살길을 찾아야한다는 생각으로 둘의 갈등은 깊어진다. 김동리의 초기작품은 토속적, 샤머니즘적, 동양적 신비의 세계에서 제재를 선택하여 인간의 생명의 허무적인 운명과 신비함을 추구한다. 중기로 들어오면서 역사의식과 현실의식에 무게를 둔 참여의식이 강한 작품을 발표하였다. 『귀환장정』은 김동리의 작품들 중 중기에 속하는 것으로 전쟁과 현실의 혼란에 대한 비판적 관심을 담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