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egu Literature Museum
해, 교문사,
1948
박두진은 1916년 경기도 안성 출생으로 호는 혜산이다. 1939년 정지용의 추천으로 『문장』지에 시「향연」,「묘지송」 등을 발표하여 등단하였다. 이화여대, 연세대 교수를 역임하였고 1998년 타계하였다. 그의 초기시는 전통적인 여성적 정한에서 벗어나 남성적인 기개를 시화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한 작품에서 수용된 자연은 근원적으로는 순응과 화합의 지혜를 추구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창조적 결단성이나 생성의 의미를 내장하고 있다. 해방 후에 쓰인 『해』는 신생 한국의 창조적 의지를 형상화한 대표적인 작품이다.
『해』는 박두진의 첫 시집으로 1949년 청만사에서 간행되었다. '해'는 어둠과 악을 몰아내는 정의와 광명의 표상이면서, 동시에 지상의 모든 생물에게 에너지를 불어 넣는 근원적인 생명력의 상징이다. 이 작품에는 저자의 초기 시의 특징들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다. 당대의 비관적인 현실이 '어둔 밤'으로 표상되어 있으며, '아무도 없는'과 같이 부정적으로 묘사된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이 시의 배경 또한 자연이라는 점 마찬가지이다. 그의 시에는 자연이 매우 중요한 소재이자 배경으로 나타난다. 작품집 속 <해>에는 「해」와 「묘지송」 등 5편, <청산도>에는 「낙엽송」, 「향연」, 「도봉」 등 12편, <장미의 노래>에는 「비둘기」, 「하늘」, 「오월」에 등 10편, <바다>에는 「바다1」, 「해수」 등 4편이 수록 되어있다. 본문에 이어 김동리의 발문이 있다. 이 시집은 박목월, 조지훈과 함께 간행한 3인시집 『청록집』이후에 안정된 박두진의 시세계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